관계도 – 효용과 한계

월요일부터 플레이 시작하는 국가의 건설 플레이 바이 위키에 앞서서 이것저것 준비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에 준비한 것 중 하나는 연구 대상 사이 관계도였는데, 저번 글하고는 또 다르게 이런저런 쓰임이 보이더라고요. 반면 한계도 있었지만요. 다음은 글리피로 만들어본 국가의 건설 연구 대상 관계도입니다. (승한님이 좀 더 재밌게 설명까지 붙이신 관계도는 여기에.)

국가의 건설 관계도

국가의 건설 관계도


우선 인간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자체가 수정주의 역사 (Revisionist History) 규칙상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작 연구 자금이 연구대상 사이 인간관계의 수에 의존하므로, 연구 대상이 무려 아홉이나 되는 대형 설정에서는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연구 자금 계산조차 어려웠습니다. 반면 관계도는 그려놓고 화살표만 세면 되니까요. (“검은 화살표 5개에 빨간 화살표 7개는 에…”)

그런 이유로 시작해서 만들고 고치다 보니까 인물 관계를 시각화하는 효용이 보이더군요. 무엇보다 화살표를 그리는 편의상 관계가 밀접한 인물들을 가까이 붙이고 화살표가 많은 인물일수록 중심에 놓다 보니 인물 사이 관계라는 추상이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의미를 띠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위의 관계도를 보면 관계도 중심에 가까운 인물일수록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주변부에 있을수록 관계나 이야기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인간관계의 구역이나 블록에 의미가 생기더군요. 돈울프-진 뤠이신-자비에르의 ‘건국 공신 클럽’이라든지 칼라인-마그누스-세렌의 우정 등.

한편으로는 시각화라는 목적상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단순화가 필요해져서, 관계도로는 인간관계의 모든 함의를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너무 복잡해지면 시각화의 의미 자체가 희석되니까요. (다닐과 이렌가르드의 관계에는 연심 외에 충성심과 우정도 있는 등.) 그래서 관계도는 복잡다단한 인간관계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기보다는 그 대략을 단순하고 굵게 표현하는 시각 자료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관계도를 작성하면서 그 효용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 것도 시각화의 효용성과 한계를 생각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관계도는 관계와 감정이라는 추상을 구체화하고 단순화해서 시각적, 공간적 의미를 부여하는 효용은 있지만, 시각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복잡한 함의는 표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활용하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들고 감상하는 재미도 있고 말입..(퍽)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