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의 제다이 15화 – 코루선트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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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세 제다이는 다룬 오르가나의 사무실로 찾아갑니다. 자락스가 만났던 쟈네이딘 (알데란 왕녀이며 다룬의 동료 의원)이 다룬의 사무실에서 뭔가 의논이 길어졌다가 제다이들과 마주칩니다.

로키: 뭐 그런 식으로 인사하고.. (끝이 없다!) 쟈네이딘은 얘기 나누시라고 하고 정중하게 나가는군요.
자락스 토레이: -나갈때도 조용히 목례하고
센 테즈나: (…)
자락스 토레이: (왜요 왜요 내 애인한테 인사도 못합니(…))
로키: (누가 애인입..)
센 테즈나: (누가 애인입..)


전쟁과 열악한 통신 상황이 겹쳐 흉흉한 소문만 들려올 뿐 확실한 것이 없는 넬반은 광산 개발권을 요구하는 대기업 신토넥스와 이를 거부하는 토착 부족 사이의 갈등이 확대된 듯합니다. 제다이를 바로 보내려고 해도 걸리는 것은 바로 정치였지요. 넬반은 행정적으로는 트리노 의원의 관할이었기 때문에 확증 없이 제다이를 바로 파견하면 트리노는 이의를 제기할 것이 뻔했습니다. 게다가 트리노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것은 넬반 원주민에게 끔찍하게 죽은 외지 인부의 홀로이미지.
이는 센이 늑대의 춤이라는 무아지경에 빠져서 죽인 시스의 모습과 동일했습니다.

오르가나는 이 문제를 피할 방안으로 트리노의 호위로서 세 제다이가 트리노의 사무실에 잠입해 정보를 빼내는 것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정보로 트리노를 얽어맨 후 정식으로 파견받도록 말이지요. 하지만, 이미 트리노가 요청했고 공의회가 거절한 안을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로어틸리아는 걸리고, 다룬의 수법을 기엔나에서 겪어본 자락스는 그의 의도를 의심합니다.

숙소로 돌아온 세 사람은 맥주 마시며 트윌렉 댄서 동영상 감상중이던(..) 아를란에게 넬반에서 사실상 늑대 부족에 대한 말살이 진행중이라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르가나의 의도대로 움직이거나 코루선트에서 귀중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며 세 제다이는 마스터 아카마르를 찾아갑니다. 아카마르의 집무실 앞에서 셋은 코티에르와 마주칩니다. 자락스와 로어틸리아는 그에게 심상찮은 느낌을 받고, 코티에르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센의 드로이드에 자료를 입력합니다.

마스터 아카마르는 다룬을 의심하는 자락스에게 자락스 자신은 루바트의 죽음에 대한 후회에서 자유로운지 날카롭게 추궁하고, 자락스는 바로 그 미련이 자신에게 힘이 된다고 대답합니다. 아카마르는 세 사람에게 오르가나의 제안은 어쩌면 트리노의 입지를 실추시키기는커녕 강화시킬지도 모른다고 알려줍니다. 뜻밖에도 로어틸리아는 정식 파견 없이 아예 넬반에 잠입하는, 세 사람에게는 어떤 신분적 보장도 없이 지극히 위험한 방안을 제시합니다. 아카마르는 발각당한다면 공의회는 모든 것을 부인할 것이라며, 셋의 장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결정이니 하룻밤 더 생각하고 돌아오라고 명령합니다.

이 대목은 제 예상하고 100% 어긋나서 너무 기분이 좋았죠. 로어틸리아가 얼마나 예뻐 보였는지 모릅..(퍽) 사실 여기서 나온 정치적 이유 때문에 신분보장 없는 잠입은 처음에 생각했던 방식이기는 했는데, 진행자가 강요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 때문에 정식 파견의 길을 열어둔 거였거든요. 물론 그것도 그 나름 대가가 없다면 로키가 아니겠죠? (흐흐)

그런 상황이었는데 참가자가 스스로 이 방법을 선택하다니 저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었죠. 예정보다 시간도 대폭 절약하는 방법이고요. 이렇게 참가자가 절 놀라게 하는 순간이 제일 기뻐요!

방에 돌아와 트리노와 오르가나 두 의원을 조사한 바로는 두 의원은 경쟁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르가나가 트리노를 노리는 게 너무 당연해 보여서 오히려 꺼려지고, 그의 의중은 여전히 읽기 어렵습니다. 한편, 베오나드가 BR-100에게 입력해준 자료에 따르면 로크락이 책임자로 있던 프로젝트의 주요 인물들은 사망하거나 아우터 림에서 실종된 것으로 밝혀집니다. 세 제다이는 앞으로의 행보를 논의합니다.

이쯤에서 꽤 침묵이 길어지더군요. 자꾸 참가자 입장에서 얘기가 돼서 제가 주인공 입장에서 얘기하라고 잔소리도 했고… 너무 막막하게 한 게 아닌가 불안해서 제가 선택 항목을 다 정리하기까지 했습니다. 많은 자료를 전달하고 참가자들이 중대한 판단을 내리게 하는 건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긁적) 너무 변수가 많으니까…

로어틸리아가 가장 의견이 확실했고, 센이 가장 주저했죠. 이것은 제가 전에 비판한 바 있는 센의 양비론적 성향이기도 했고요. 플레이 후 토론에서 아마도 센은 ‘잃을 것이 없는 길’을 찾고 있으며, 그런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만한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잡혔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것이 센에게는 중요한 내적 성장이 되겠죠.

결정을 내린 세 사람은 한밤중인데도 공의회의 부름을 받고, 공의회 마스터들은 아무 예고도 없이 자락스의 나이트 서품식을 엄숙하게 거행합니다.

로키: “그리고 포스의 의지로.”
로키: 마지막으로 마스터 아카마르는 손목을 아주 작게 움직이고, 자락스의 귀 밑에 그 열기가 짧게 스치는군요.
로키: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자락스 토레이: (………이 영감이(…))
로키: 무엇인가가 바닥으로 툭 떨어집니다.
로키: “그대를 제다이 나이트로 임명하노라.”
로어틸리아: (자락스의 머리?)
자락스 토레이: (자락스의 귀(…))
센 테즈나: (자락스의 코…(…))

땋아 내린 파다완 머리를 잘라내고 나이트로 일어선 자락스는 로어틸리아와 센의 축하를 받습니다. 자신이 언제, 무슨 시험을 통과했느냐며 그저 어리둥절하긴 하지만요.

자락스… 어리숙한 아를란군에게 의외로 딱 어울리는 어리숙한 스승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어쨌든 클론 워즈에서 아나킨의 서품식 장면을 본 후로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_< 자락스가 ‘거울의 시험’을 통과한 게 어느 시점인지 아는 분은 아시겠죠?

이번 화에서, 그리고 요즘 들어 제일 불편한 부분은 계획과 음모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본의 아니게 소설 쓰는 느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귀결에 대해서는 정한 게 없지만 이미 쌓인 과거의 무게를 풀어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복선이라든지 정보 접근성에 대해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해야 했거든요.

특히 정보에 대한 접근 문제로 참가자 중 두 분과 계속 밀고 당기는 기분이었는데, 참가자분들은 정보를 더 원하는 눈치였지만 저로서는 주인공들이 알아내야 할 정보를 진행자가 그냥 줄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냥 다 얘기하고 참가자들에게 선택시킨 다음에 조기 종영한다면 몰라도..(..)

그렇다 해도 진행자로서의 제 고민이 소설적인 데에 너무 가깝다는 생각 때문에 회의가 좀 들긴 했습니다. ‘귀결은 안 정했으니까 괜찮아’ 하고서는 돌아서서는 과거와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조절함으로써 참가자를 얽어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아~ 역시 장기 캠페인은 번뇌의 연속입니..(?)

3 thoughts on “포도원의 제다이 15화 – 코루선트 (3부)

  1. 소년H

    아니 그러니까 자락스의 애인은 다룬..(…)

    틸이 잘 했으니까 경험치 주세요 (…무슨 경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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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카스트

    소년// 자락스의 애인은 다룬+아를란+쟈네이딘+기타등등 (…)

    센은, 플레이 끝나고 이야기가 있었듯이, 경험이 부족한 파다완인데다 인도자로 인해 소위 곱게 자란 인물인 거죠. 게다가 코루선트 최고의 탁상공론가인 로크락 (응?) 의 제자이니 별 수 있겠나요. 센의 일면을 보자마자 궁금증이 동해 곧바로 넬반으로 달려나간 코티에르에 비하면 내공이 확실히 부족한 면이 있는 듯 합니다.

    요즈음 센이 너무 비활동적이고 말이 없기에 센의 말을 좀 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플레이였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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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아마도 센이 과학기술자인 사실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불완전한 정보만으로도 어떻게든 행동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는 실험이나 조사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정보가 없이도 믿음만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신비주의적인 영성이 적절한 평형추가 되어주는 것이 열쇠일지도 모르죠. 아직 센은 이 두 가지의 모순을 자기 내에서 완전히 조화하지는 못한 단계일지도요. 아직 젊은 파다완인 그로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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