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Lupus – 인물 구상

암늑대 로슬린과 머라이아를 인간 여성으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용 규칙은 페이트, 1기의 길이는 4년입니다.

로슬린 볼프 (35세)

설정: 볼프 가문의 안주인. ‘철의 로슬린’ 혹은 ‘피의 로사’라고도 불립니다. 불혹으로 접어드는 나이에도 잿빛 눈과 새하얀 피부, 사냥과 검술로 다져진 유연한 몸매는 변함없이 아름답고, 긴 머리는 원래부터 흰색에 가까운 백금빛이라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흰머리도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친정 아버지를 비롯해 수많은 정적을 직간접적으로 제거한 그녀는 냉철하다 못해 냉혹한 판단력과 빈틈없는 정치 감각을 갖춘, 모든 면에서 남편 레온하르트보다 훨씬 위험한 상대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런 로슬린이 20여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한 사실은 많은 구설수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마누라 무서워서 남편이 침대 근처에도 못 갈 거라고 낄낄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를 죽인 죄를 받은 것이라고 수근거리는 사람도 있지요.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보다 더욱 심각했던 것은 수많은 친척들이 상속권을 다투면서 한동안 가문의 미래 자체가 불투명했다는 점입니다. 남편의 정부가 낳은 아들 레오를 입양해서 모든 상속권 분쟁을 잠재운 것은 로슬린답게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품위있는 연회나 대가문간의 피튀기는 정치싸움도 편안해하는 로슬린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사냥입니다. 친지들이나 손님과 함께, 혹은 아끼는 개 루피네만 데리고 혼자 며칠씩 숲속을 헤매는 때만은 철의 로슬린도 경계심 없이 활발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상당한 수준의 궁수이며, 지방 반란이나 국경 분쟁과 같은 긴장된 상황이면 주저없이 드레스 위에 칼을 차고 나타나곤 합니다.

철의 로슬린 □□□
볼프 가문 □□
늑대개 루피네 □□
취미 사냥꾼 □

대단하다 – 교섭
좋다 – 궁술, 예의범절, 승마
괜찮다 – 검술, 태연함, 지도력, 사람보는 눈
보통 – 춤, 언어, 학술, 생존, 지각력, 살림

늑대개 루피네 (□)
절대적 충성 □□
늑대피의 야성 □□□

대단하다 – 지각력
좋다 – 맨손 전투 (물어뜯기), 추적
괜찮다 – 생존, 기척 죽이기, 위협
보통 – 예의범절 (애완동물), 매혹, 체력, 운동신경

머라이아 카니스 (26세)

설정: 로슬린의 남편 레온하르트의 한때 정부이자 어린 레오의 친어머니. 풍성한 갈색 머리와 동그란 푸른 눈, 표정이 풍부한 얼굴과 우아한 몸매가 돋보이는 미인입니다. 가난한 몰락 귀족가 출신으로, 게으른 바람둥이인 레온하르트를 어려서부터 꿈꾸던 백마탄 왕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레오를 임신했을 때 겨우 17세였던 그녀는 순진한 아가씨답게 레온하르트가 얼음장 같은 아내를 버리고 자신을 레이디 볼프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환상에 부풀었지만, 애인은 결혼 얘기를 꺼낼 때마다 하루하루 미루면서 속만 태웠습니다.

결국 머라이아는 담판을 지을 생각을 하고 레온하르트에게 바득바득 우겨서 로슬린이 여는 파티에 만삭의 몸으로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은근히 자신의 부푼 배를 강조하며 ‘철의 로슬린’을 굴복시키려고 했지요. 로슬린의 대응은 머라이아를 한쪽 구석으로 불러 아주 정중하고 품위있게 몇마디를 주고받은 것 뿐이었습니다. 모두가 보는 앞이었지만 구석에서 낮은 소리로 한 얘기인지라 아무도 그 내용은 모릅니다. 짧은 대화 후 머라이아는 몸이 안 좋다며 귀가했고, 그때 이후로 일체 로슬린에게 도전적인 태도를 보인 일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어린 아들을 로슬린이 사람을 보내 데려갔을 때도 말이죠.

아내 외의 여자와 1년을 넘긴 적이 없는 레온하르트는 머라이아가 결혼하자고 조를 때쯤부터 어린 정부에게 싫증을 내기 시작했고,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난지 오래입니다. 로슬린은 기왕 정부를 두는 김에는 볼프 가 후계자의 어머니인 머라이아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남편에게 조용히 제안했지만, 무책임하고 철없는 레온하르트는 뭐든 한번 싫어지면 그걸로 끝이었죠.

현재 로슬린은 볼프 가문의 방계 친척과 머라이아 사이의 혼담을 추진중입니다. 이런저런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 가문 후계자의 친어머니라는 떡밥을 던져주는 면도 있고, 또 가주의 정부였던 여자가 초라하게 혼자 늙어가는 꼴을 보이는 것도 곤란하니까요. 한편으로는 아들을 못잊어서 가끔 집 주변을 맴도는 머라이아가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아야 레오를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데려간 후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 로슬린에 대한 머라이아의 감정은 원망과  두려움과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이 섞여서 복잡하지만, 어쨌든 그녀가 레오의 양육이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믿고 상의하는 사람은 레온하르트도, 가족도 아닌 로슬린이라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들 레오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 □□
로슬린에 대한 경외 □
순진하고 이용당하기 쉬움 □
호감가는 미인 □□

대단하다 – 매혹
좋다 – 치유, 승마
괜찮다 – 음악, 춤, 살림, 언어
보통 – 단검, 지각력, 사람보는 눈, 그림, 예의범절, 학술

레오 볼프 (8세)

설정: 본명은 레온하르트 비요른 볼프이지만, 귀여운 꼬맹이에게는 너무 긴 이름인 관계로 줄여서 레오라고 부릅니다.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와 동그란 눈이 친엄마를 많이 닮은 소년. 쾌활하고 장난기도 많은 아이지만 양어머니 앞에서는 철저하게 예의바르고 엄숙한 도련님입니다.

어머니를 한편으로는 존경하고 사랑하면서도 어려워합니다. 가끔 졸라서 사냥에 따라가면서 많이 가까워지긴 했지만요. 어머니가 시간이 나서 검술 연습 상대를 해줄 때면 아주 신이 납니다. (비록 아직은 매번 지긴 하지만.)

친어머니가 따로 있다는 것은 로슬린이 얘기해 줘서 알고 있지만, 의도적인 격리 때문에 자장가 한 소절, 따스한 품, 카모밀 향기같은 단편적인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친어머니에 대한 흐릿한 기억 □
볼프 가문의 후계자 □

괜찮다 – 예의범절, 승마
보통 – 검술, 언어, 생존, 속임수

참고로 TV 프로에서 직접 가져온 ‘로슬린’과 ‘머라이아’ 외에는 모두 동물의 왕국입니..(…) 볼프 = 늑대, 카니스 = 개, 레온하르트 = 사자처럼 강한, 레오 = 사자, 비요른 = 곰, 루피네 -> lupine = 늑대같은.

‘피의 로사’ 부분은 공산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별칭 ‘붉은 로자’에서 따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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