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님(트위터 @Iam_others)이 만드신 장밋빛 입맞춤 핸드아웃입니다.
기본 캐릭터 외에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를 할 때 무척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타님 감사합니다!)
※ 11월 22일 일부 수정했습니다.
여타님(트위터 @Iam_others)이 만드신 장밋빛 입맞춤 핸드아웃입니다.
기본 캐릭터 외에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를 할 때 무척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타님 감사합니다!)
※ 11월 22일 일부 수정했습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포도원의 파수견 샘플 캐릭터 시트를 나라티바의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다시 번역해서 올렸습니다.
며칠 전 주말의 괴물(Monster of the Week) 단편 OR을 했는데, 캐릭터의 배경은 실제로 플레이에 등장해야 생동감을 얻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마스터링을 해 주신 머스터드젤리님과 같이 플레이해 주신 호경님, 퐁당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단편은 타천사들과 싸우는 플레이였는데, 제 캐릭터는 우연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얻어서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음모론 덕후였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타천사들에게 성물을 탈취당하고 동료들을 잃어서 복수를 꿈꾸는 수녀와, 세상에 닥칠 위험을 예견한 마녀였죠.
셋 중에서 제 캐릭터가 가장 초자연적 요소와는 거리가 먼 일반인에 가까웠지만, 실제 플레이 동안에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무척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제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가 플레이로 생명을 얻은 덕분입니다.
다른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는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로 언급이 되는 수준이었고, 플레이어가 직접 언급을 해야 플레이에 드러났지만, 제 캐릭터는 첫 장면에서 그 단서 때문에 친구들을 잃고, 목숨의 위험을 받았습니다. 또한 플레이의 상당 시간을 잃어버린 단서를 되찾기 위한 모험에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욱 생생하게 친구들을 잃은 슬픔이나 복수심, 천사들에 대한 두려움 같은 롤플레이가 더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WOD에는 처음 플레이를 시작하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기 위해 플레이어와 스토리텔러가 일대일로 서막(Prelude) 장면을 가집니다. 사실 WOD를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그 중요성을 지금까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왜 서막 장면을 플레이해야 하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의 배경이나 과거는 자세하게 만들 필요도, 지나치게 많이 만들 필요도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RPG에서 각종 배경과 설정은 식재료입니다. 플레이는 요리하고 먹는 과정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식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또한 식재료의 양이 많으면 쉽게 요리를 만들 수 있지만, 음식은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 이상 준비는 낭비일 뿐입니다.
어제 ‘플레이어간의 믿음’에 관해 트위터의 타임라인이 잠시 시끌시끌했고, 저도 어느 정도 논쟁에 참여를 했습니다(사실 불을 지른 당사자 중 하나죠). 어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RPG에서 믿음은 ‘상식’에 관한 믿음과 ‘역량/지식’에 관한 믿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상식 : (GM을 포함한) 플레이어들이 서로가 호의와 선의를 가지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것으로 생각하는 신뢰지요. 이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믿음이고, 이걸 전제로 하지 않으면 RPG 자체가 재미가 없습니다. 이건 논의의 대상조차 아닙니다.
역량/지식 :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서로 호의와 선의를 가지고 머리를 맞대면 원하는 만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갈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의심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RPG 룰북의 의의도 여기에 있고요.
저는 RPG 규칙이 “이 부분은 플레이어들이 모르거나, 혹은 알더라도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갈 때 논쟁이 발생할 부분”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누메네라의 ‘마스터 개입’은 RPG 초기부터 여러 훌륭한 마스터들이 플레이를 진행한 방식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왜 굳이 ‘마스터 개입을 할 때 PC들에게 경험치를 준다’라는 규칙으로 명문화시킨 걸까요?
저는 몬티 쿡 씨가 ‘누메네라를 재미있게 즐기려면 때때로 예측 불허의 위험을 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플레이어는 이 방식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서로 만족스럽게 이야기를 만들 때까지 시간이 걸릴 거다’ 라는 판단을 내려서 이 규칙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플레이어들의 역량/지식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정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누메네라의 경험치 규칙 같은 경우는 “이 정도는 팀 내에서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다.” 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일 테고, 저도 이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저도 별다른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냐! 플레이어들은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런 부분도 어쩔 줄 모르는 바보라고!” 라고 한 번쯤 의심하는 건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몬티 쿡 씨 역시 이 부분을 “경험치 옵션 룰”에서 짚고 넘어갔고요.
저는 현대적인 RPG, 또는 인디 RPG의 의의 중 하나가 기존 “전통적 RPG”에서 그저 “팀 내에서 논의만 잘 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여기고 넘어간 사항들을 파헤치고 규칙으로 만든 데에 있다고 봅니다. 낯설게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건 혁신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방법이지요!
페이트에서는 무언가 행동을 할 때는 극복/기회 만들기/공격/방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극복은 무언가 행동을 방해하는 요인을 처리하는 액션이고, 공격은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제거하는 액션이며, 방어는 상대의 행동을 저지하고, 기회 만들기는 유리한 상황 면모를 만들거나 쓸 수 있는 면모를 유리하게 이용하는 액션이지요.
그런데, 페이트 코어 이후 면모는 “이야기 속 현실”의 역할을 한다고 특히 강조되었습니다. 이전에 쓴 글에서(http://blog.storygames.kr/?p=1339) 말했듯이 ‘수갑에 묶임’ 면모를 얻은 캐릭터는 손을 쓸 수 없고, “날개” 면모가 있으면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터널을 파서 성 안으로 들어간다면 극복으로 들어간 걸까요, 기회 만들기로 “터널”이라는 면모를 만든 걸까요? 상대방의 무기를 뺏는 건 무기를 뺏는 극복 행동일까요, “무기 뺏음”이라는 면모를 붙인 걸까요? 숨겨진 고대의 비밀을 발견한다면 이건 그 정보를 “극복” 행동으로 알아낸 걸까요, 숨겨진 “면모”를 파악한 걸까요?
미국 쪽 RPG 커뮤니티에서도 위 문제로 몇 번 논의가 있었고, 게임 디자이너 중 한 명인 Ryan Macklin은 “정보를 밝혀내는 행동은 별도로 “Discovery Action”을 만들자!( http://ryanmacklin.com/2014/10/fate-the-discover-action/) 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페이트 원작자인 Fred Hicks는 도표까지 만들면서 (https://plus.google.com/+FredHicks/posts/FT6DyiLdD3u) 기존 규칙으로 충분히 이런 애매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요.
페이트 팬들의 의견은 대체로 “기회 만들기는 보조 수단이며, 장면을 확실하게 끝내는 정보나 행동은 공격이나 극복이어야 한다.” 라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이 부분이 좀 불만입니다. 왜 굳이 두 액션을 인위적으로 분리한 걸까요?
면모가 이야기 속 현실이라면, 무언가 행동을 할 때마다 실제 플레이에서 보이든 보이지 않든 면모가 붙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페이트 코어에서도 “딱히 공짜 발현을 얻으려는 건 아니고, 그저 지금 이런 상황 면모가 있는 게 개연성이 있겠다고 생각하여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주사위를 굴리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이러이러한 면모를 만들고 싶다고 제안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긍하면 바로 써 넣으십시오.” 라고 설명을 하고 있지요(p.84 면모의 창조와 발견). 게다가 누누이 강조했듯, 페이트에서는 굳이 기회 만들기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상황 면모에 따라 특정 행동의 난이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고, 심지어는 특정 행동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인위적으로 기회 만들기라는 행동을 따로 분류해서 면모를 활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이미 기회 만들기는 다른 액션에 어느 정도 결합이 되어 있습니다. 기회 만들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극복이나 공격, 방어에서 대성공이 나오면 목적을 달성할 뿐만 아니라 증강도 얻고, 공격을 맞아 입은 피해를 흡수하면 타격이라는 면모를 얻으니까요. 저는 이런 부분에서 페이트의 면모보다는 AWE의 ‘태그’ 쪽이 좀 더 이야기와 규칙을 부드럽게 결합했다고 생각합니다. AWE에서는 굳이 별도의 액션을 분리해 면모를 만들거나 활용할 필요 없이 태그라는 요소를 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극복과 방어, 공격은 캐릭터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반면, 기회 만들기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뭔가 붕 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네요.
그래서 언젠가는 한번 이 기회 만들기를 극복과 공격, 방어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규칙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그냥 막연한 생각일 뿐이지만…
p.s : 애스디님이 이 글에 답변으로 쓴 좋은 글이 있습니다 : (클릭)
준비할 시간은 1개월이 넘게 있었는데 내가 그렇지 뭘 어느덧 제12회 일일플레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맵툴로 패스파인더를 하고 또 자작 설정도 구상하면서 플레이에 지도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지도를 만들어보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를 외치며, 지도 제작 사이트 Cartographer’s Guild에서 만드는 법을 보고 김프로 초간단한 던젼부터 만들어보았습니다.
뭐 딱히 RPG 얘기는 아닙니다만, 자매 위키가 도쿠위키이고 린스윈드는 양덕의 우상이므로..(퍽)
책[footnote]Mindsight: The New Science and Personal Transformation (by Daniel J. Siegel, M.D.)[/footnote]을 보다가 재미있는 비유가 나와서 RPG에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정신을 스스로 제어한다는 의미를 논하면서 운전을 하는 비유를 드는데, 운전대를 잡고 눈을 감고 있으면 차를 제어한다고 할 수 없고, 차 뒷좌석에 탄 승객은 운전을 감시는 할 수 있고 운전자에게 제안도 할 수 있지만 운전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