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드레스덴 파일 RPG (The Dresden Files RPG) 첫 설정 회의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재밌는 발상은 많이 나왔는데, 결정한 것은 의외로 많지 않아서 (그나마도 잠정적) 다음에도 이어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전한 광열군의 지적처럼 플레이 방향을 논의해야 설정도 방향성이 생길 것 같네요. 전통과 변화 사이에 갈등하는 도시, 서울…이라는 큰 줄기는 나왔는데 이 질료를 플레이에 어떤 모습으로 살릴까 하는 것이 함께 결정할 사항이군요.
한편 저는 캠페인 마스터링은 연애와 비슷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입니다. 지금은 초기의 몰입 단계에 빠져버려서 규칙 번역하랴, 신화 자료 읽으랴 너무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화는 참 뭐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찾아보기 시작하니 없는 게 아니라 많아서 탈이군요. 산을 쌓은 마고 할망, 무당의 시조 바리공주, 용의 딸에게 장가든 왕건 할아버지, 일곱 뱀 딸을 낳은 아기씨, 단군의 어머니는 백호였다는 기록, 청룡과 황룡의 싸움에 지원군으로 나선 궁수… 이런저런 재료로 어떤 그림을 만들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모습으로 도시에 나타난 옛 신이라든지, 악귀나 신수와의 전투라든지. 일단은 그냥 보는 게 즐겁지만요.
다음번에는 진짜로 재미있는 부분인 도시 내 세력이라든지 위치, 얼굴 등을 설정하게 될 것 같네요. 그 시간에 모두 뵙기를 바라겠습니다.